Across the Universe
그날 저녁 나는 신시아와 심한 말다툼을 했다.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려 했을 때 그녀가 무언가에 대해 계속 중얼거리는 말들이 들려왔다. 뭔지 모를 단어와 단어들이 계속해서 웅웅 거리며 나를 짜증 나게 했다. 신시아는 이미 잠들어 있었으나 여전히 그녀의 불평 섞인 말들이 내 귓가를 맴돌고 있었다. 이 상태로는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던 나는 할 수 없이 아래층으로 내려가 내게 들리던 알 수 없는 말들과 내 뇌리에 남아있던 떠도는 단어들을 주섬주섬 종이 위에 적기 시작했다. 그것들은 내 의도와는 상관없이 무의식적으로 써 내려가졌다. "말들은 끝없이 퍼붓는 비가 되어 종이컵 속으로 들어가고... " "부서진 영상들은 백만 개의 눈이 되어 내 앞에서 춤을 추고..."백만 개의 태양처럼 빛나는 불멸의 사랑이 우주를 가로질러 계속해서 나를 부르고..." 이런저런 말들을 써놓은 다음에야 겨우 잠이 들 수 있었던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그 종이를 들고 피아노로 달려갔다.
이것이 죤레논이 Across the Universe를 만들게 된 배경이라고 한다. 곡을 만들어 가면서 죤레논은 "Jai Guru De Va, Om"이라는 구절을 함께 넣었다. 이것은 산스크리트어로 힌두교에서 높은 의식의 단계에 도달하는 일종의 진언 같은 표현이라고 한다. 직역을 하면 "선각자인 구루 데바에게 감사를..." 이란 말 이라고는 하는데 " 선각자여! 깨달음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고, 마지막의 Om 은 명상을 할 때 쓰이는 일종의 주문 구절로 우주의 진동과 호흡을 느끼는 것이라고 한다. 그 당시 인도의 특이한 사상에 심취해 있던 멤버들이 종교 지도자인 '마히리시'의 초월 명상을 접하고 그 영향이 이 곡에 스며들었다는 말도 있다. 사실 죤레논이 마히리시를 방문했을 때 구입한 팔찌에 "Jai Guru Dev"라고 새겨져 있었다는 뒷얘기도 있다. 또한 "Jai Guru Deva..."와 함께 계속해서 반복되는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는 그 당시 '오노요코' 에게 빠져있던 죤레논의 마음이 드러난 구절이라고 한다. 그 당시 다른 비틀스의 멤버들은 죤과 오노의 관계를 환영하지 않았고, 거기에 대해 죤은 "어떤 것도 나의 세상을 바꿀 수 없다"라는 자기 암시를 표현했다는 얘기이다. 죤레논은 좋은 노래는 멜로디가 아닌 노랫말이 결정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 그가 롤링스톤지와의 인터뷰에서 Across the Universe 가 자신이 만든 노래 중에 가장 훌륭하고 시적인 가사임을 밝힌 적이 있다.
사실 Across the Universe는 그 당시 죤레논과 폴매카트니의 미묘한 경쟁 구조 같은 약간의 기싸움에 휘말린 곡 이기도 하다. 이 곡의 녹음당시의 상황이 그걸 얘기해주고 있다. 죤의 얘기를 빌리면 1968년 레코딩 당시 죤과 폴은 곡의 후렴 부분을 가성을 사용한 하모니를 넣는 것으로 했었으나 아무리 시도를 해도 잘 되질 않았다. 폴이 스튜이오 밖에 나가더니 몇 분 지나지 않아 두 명의 여성 팬들을 섭외해 들어와서 하모니 부분을 다시 녹음했다. 그날의 일을 회상하며 죤레논은 자신이 아끼는 훌륭한 노래를 엉망으로 망쳐놓은 사건이었다고 얘기했다고 한다. 기타 튜닝도 틀렸고 우리 모두의 음절은 전혀 맞지 않았고 왠지 폴이 무의식적으로 노래를 망쳐놓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이것이 과연 폴매카트니의 사보타주 적인 행동이었는지 아니면 그 당시 죤레논의 편집증적인 행동이었는지 알 수는 없다. 결국 Across the Universe는 처음에 비틀스의 정식 앨범에는 실리지 못하고 세계 자연기금 (WWF)의 자선앨범에 수록되었고 곡의 제목 역시 Across the Universe 가 아닌 "No one's gonna change our world"로 발표되었다. 그 이후 이곡은 비틀스의 마지막 앨범인 Let It Be에 오리지널 레코딩을 많이 수정한 상태로 발표되기에 이른다. 죤래논은 Let It Be 앨범에 실린 버전에 아주 만족하였고 우리가 접하는 비틀스의 Across the Universe도 이 버전이다.
Words are flowing out like endless rain into a paper cup,
단어들은 끝없이 내리는 비처럼 종이컵 속으로 쏟아져 들어가고
They slither while they pass, they slip away across the universe.
또한 그들은 미끄러지듯 지나가다가 우주를 가로질러 사라지네
Pools of sorrow, waves of joy are drifting through my opened mind.
슬픔의 바다, 환희의 파도는 내 열린 마음을 통해 떠다니고
Possessing and caressing me.
날 사로잡고 어루만지네
Images of broken light which dance before me like a million eyes,
백만 개의 눈처럼 내 앞에서 춤을 추는 부서진 빛의 영상들이
That call me on and on across the universe.
우주를 가로질러 쉬지 않고 나를 부르네
Thoughts meander like a restless wind inside a letter box.
생각들은 우편함 속 쉬지 못하는 바람처럼 이리저리 떠돌고
They tumble blindly as they make their way across the universe.
무작정 굴러 다니며 우주를 가로질러 가는 길을 찾고 있네.
Sounds of laughter, shades of life are ringing through my opened ears,
웃음소리들과 인생의 그림자가 내 열린 귀속에 울려 퍼지고
inciting and inviting me.
나를 유혹하며 초대하네
Limitless undying love which shines around me like a million suns,
백만 개의 태양처럼 사방에서 빛나는 무한한 불멸의 사랑이
It calls me on and on across the universe.
우주를 가로질러 쉬지 않고 나를 부르네
Jai gru deva om
선지자여, 깨달음을 주소서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아무것도 나의 세상을 바꿀 수 없어.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Nothing's gonna change my world
Jai gru deva om Jai gru deva om Jai gru deva om...

시대가 배출한 두 명의 천재 뮤지션... 죤레논과 폴매카트니는 그 당시 그 어린 20대의 왕성한 혈기와 감성으로 그들의 음악세계를 자유롭게 펼치며 그 후로 오랫동안 우리들의 가슴을 두드리는 명곡들을 수없이 많이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서로의 독창적인 음악적 스타일과 자존심은 밴드의 음악에 플러스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결국 밴드의 해체로 향하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내가 만든 커버 버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