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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의 자영업

캐나다에서 식당으로 성공하기위한 3가지 전략

소위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수많은 업종 중에서 아마도 외식업은 그 어떤 서비스 업종 중에서도 가장 원초적 이면서도 가장 디테일한 구석을 가진 복잡한 사업이다.   음식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는 것과 동시에 살아가면서 빠트릴 수 없는 쾌락을 제공한다.   어떤 물건이 소비자에게 전달되어 사용 후 만족도가 평가되는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진다.   입속에 들어간 음식이 맛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먹는 내내 편안한 분위기가 연출되어야 하며 접시를 비우고 나서는 기분 좋은 포만감이 생겨나야 하고 돈을 지불하고 식당을 나서며 다시 찾고 싶은 욕구가 일어야 한다.   단순하다고 생각하면 끝없이 심플하지만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제공되는 서비스인 만큼 집들이하듯 지인들을 초대하는 행위와는 비교할 수 없이 복잡하다. 

 

오늘은 이곳 캐나다에 정착해서 지금까지 줄곧 외식업 하나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살아온 나의 경험을 토대로 캐나다에서 식당으로 성공할 수 있는 3가지 전략을 공유해 보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외식업은 프랜차이즈나 직영점 운영 같은 것이 아닌 본인의 아이디어와 자본으로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을 위한 나의 작은 생각이다.

 

 

첫째, 스몰 비즈니스는 스몰하게 시작하자 이다.   너무나 당연한 얘기 이겠지만 작게 그리고 적게 운영할 수 있는 가게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가게를 새로 오픈하고 처음 몇 개월은 어떤 식 으로던 버티기가 중요하다.   캐나다는 인건비가 비싸기로 유명하다.   무언가를 설치하거나 수리할 때,  물건이나 부품 그 자체의 가격보다 그것을 움직이게 하는 데 걸린 시간에 들어간 인건비가 더 비쌀 때가 있다.   하물며 가게를 새롭게 단장하기 위한 인테리어 공사는 한국에서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비용이 많이 든다.   또한 종업원을 모집하는 것도 용이한 일이 못된다.   절대적 인구가 턱없이 적은 나라인 데다가 나를 도와 가게를 함께 일구어 나갈 사람을 내 입맛대로 구하기는 정말 힘들다.    결국 처음에는 나의 배우자나 가족 혹은 파트너의 조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리고 자칫 초기 투자라고 오해하기 쉬운 여러 가지 비용 등을 줄이면서 손익 분기점에 다다를 때를 기다려야 한다.   메뉴를 심플하게 가져가는 것 역시 초기 재료비를 절약하는데 필수 조건이다.   처음에 자신 있는 요리가 많은 가운데 다양한 메뉴에 욕심을 부려 음식 재료가 이것 조금 저것 조금 늘어나면 결국 안 쓰이고 상하는 재료들이 나오게 되고 재고 관리도 힘들어진다.   가능하면 메뉴를 심플하게 가져가고 가능하면 같은 재료가 함께 쓰일 수 있는 구성을 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키친타월 한 장을 사용하더라도 무심코 뜯지 말고 쓰이는 용도를 생각해 보는 작은 절약이 쌓이면 큰 비용을 막을 수도 있다.   식재료와 새로 구입하는 설비 역시 무조건 싼 것을 구입하기보다는 튼튼하고 오래가는 물건을 신중히 고르는 것 역시 결과적으로 비용절감으로 이어진다는 사실도 명심해야 한다.   

 

둘째, 가게의 인테리어의 중심은 주인의 얼굴이다.   한국에서 새로 오픈한 가게를 들어가면 외부나 내부의 인테리어가 눈에 들어온다.   물론 이곳 캐나다도 대형 레스토랑 체인이 새롭게 오픈하거나 하면 팬시한 실내 분위기와 서버들의 활기찬 움직임 같은 것이 첫인상일 수 있지만  우리가 조그만 식당을 오픈했을 때 손님 한 분 한 분이 가게문을 열고 들어오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할 경우 그분들을 안심시키고 안내할 유일한 도구는 주인의 얼굴이다.   우리가 모르는 누군가의 집에 처음으로 초대받아 들어가는 경우 집주인과의 인사는 기본이고 그분의 친절한 안내와 설명을 들으며 조금씩 우리의 마음도 열리게 된다.   물론 가게는 공적으로 오픈된 공간이라고는 하지만 이곳 캐나다에서는 처음 가게를 방문하는 손님들의 관심이 가게를 책임지는 오너에게 쏠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게의 분위기나 인테리어보다는 오너의 분위기와 움직임에 손님들은 감동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한다.   가게에서 제공하는 음식이나 서비스가 맛있고 깔끔해서 두 번째 세 번째 반복적으로 방문할 때에도 가게문을 열고 우선 확인하는 것이 오너의 행방이다.   그렇다.   집주인이 없는 집에는 방문을 망설이게 된다.   한두 번 부재일 경우는 있을 수 있어도 그것이 반복되면 작은 가게의 이미지는 치명적으로 추락하게 되어있다.   우리 가게의 오래된 단골들은 우리 가게의 이름보다는 내 이름을 먼저 언급한다.   간판과는 상관없이 토마스네 초밥집, 죤의 고깃집, 빅터네 카페… 이런 식으로 불려지는 것이 보통이다.   결론적으로 가게를 오픈한다는 것은 집에서 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기다린다는 것이다.   오너의 부재는 주인 없는 집을 방문하는 집들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을 명심하자.



셋째, 간판 메뉴 찾아내기이다.   한국과는 다르게 캐나다에서 무언가를 시작하는데 에는 대박을 치거나 깜짝 이벤트의 효과를 누리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물론 다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트렌드에 그다지 민감하지 못하다.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함께 어우러진 복잡한 사회이다 보니 어떤 유행을 만든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우연히 방문하게 된 가게에서 먹게 된 어떤 음식이 마음에 들 경우 몇 번이고 반복해서 그 음식을 주문하게 되고 결국 그 특정 메뉴의 팬이 된다.   자기 입맛에 맞는 메뉴가 생기면 그때부터 고객들은 자신이 경험한 그 음식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소개하면서 점차적으로 그 가게와 두터운 단골관계를 만들어 낸다.   가게를 시작하면서 간판 메뉴를 정하고 시작하기는 어렵다.   어떤 음식이 대다수의 손님들 입맛을 자극할지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어야 알 수 있는 일이다.   감사하게도 우리 가게의 간판 메뉴는 다른 가게에서는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지니고 있다.   일단 우리 간판 메뉴가 마음에 든 고객들은 우리 가게에 오지 않는 이상 그 음식을 맛볼 수 없다.    좋은 재료와 독특한 레시피는 메뉴 가격을 높게 책정해도 무난하다.   가게를 찾는 손님들의 대부분이 그 특정 메뉴를 찾을 때 그 가게는 성공한 가게가 된다.   물론 한국도 예외는 아니겠지만 캐나다에서는 특히나 고객들의 특정 메뉴에 대한 충성도가 남다르다.   우리 가게에 몇십 년 동안 왕래하는 고객들 중에는 우리가 제공하는 다양한 메뉴들을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오픈 초기에 가게에서 맛본 그 메뉴 하나만을 반복해서  주문하기에 메뉴판을 볼 필요도 없다.   그런 충성도 높은 메뉴를 한 가지에서 두 가지 정도 보유하는 것이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작은 식당을 성공으로 이끄는 방법은 그 밖에도 무수하게 많을 것이다.   작은 식당은 작은 움직임 하나하나가 쌓이면서 발전해 나간다.   욕심 없이 하는 사업은 없다.   큰 꿈을 꾸지 않는 사장은 없다.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 기본 중에 기본은 인간관계이다.   손님들과의 꾸준하고도 디테일한 소통을 통해 작은 무엇인가를 개선해 나갈 때 성공의 열쇠는 머지않아 잡히게 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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