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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에서의 자영업

아내와의 다툼 “올리브 오일을 왜 여기 놓았어?” “왜? 거기 놓여있으면 문제라도 되나?” “아니, 나는 그냥 왜 여기 놓았는지 묻고 있는 거지!”“올리브 오일을 거기에 놓으면서 내가 어떤 의사결정이라도 했다고 생각해?” 사실 세상의 모든 문제나 사고는 대부분 사소한 것에서 발생한다.   말다툼의 시작도 근본적인 의견차이가 아닌 정말 아무것도 아닌 미묘한 뉘앙스의 차이로 발생하게 되고, 주방에서 실수로 다치거나 하는 것도 정작 날카로운 칼로 무언가를 썰때가 아닌 무심코 종이 박스를 뜯다가 나도 모르게 모서리에 손을 베거나 할 경우가 더 많다.   항상 그렇지만 아내와의 말다툼에서 승자와 패자는 없다.   물론 다툼이 시작되고 서로의 언성이 높아가면서 서로의 옳고 그름을 상대방에게 관철시키기 위해 핏대를 올리지만 결국은.. 더보기
혼자 오는 손님 아주 옛날 일본에서 약 3년 정도 일하면서 지낸 적이 있었다.    회사 주변이나 집 근처에는 조그마한 식당이나 선 술집이 군데군데 있었다.   중심에서 떨어진 일본의 주택가에 있는 식당들은 대부분의 경우 그 공간이 숨 막힐 정도로 협소해서 가게를 들어가는 순간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오너의 인사를 받는다.   무언가 대화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서먹한 분위기가 흐른다.   물론 웬만한 경우를 제외하면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게의 주인이 먼저 손님에게 자연스럽게 말을 걸게 된다.   약간은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마치 소개팅에 처음 마주하는 거리감과, 하지만 어떻게든 어색함을 수습하기 위해 서로가 노력해 보는 분위기가 흐르기도 한다.   오너와 손님의 첫 대면이 무사히 부드럽게 끝나고,  심지어 음식이 .. 더보기
최고의 인테리어는 손님 십여 년 전만 해도 이곳 캐나다에서는 식당을 홍보하는 방법으로 가장 보편적인 것이 전단지를 배송하거나 입간판을 세우거나 혹은 교민신문에 광고를 내는 것이었다.   그 당시만 해도 집으로 배송되는 전단지를 물론 꼼꼼하게 읽어 보지는 않겠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집안 어딘가에 쌓아두는 사람들이 많았다.   거리를 걸으면서도 안 보던 광고 간판을 보면 ‘여기가 뭐를 파는 곳이지?’하며 눈여겨보기도 했고, 혹시 교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가게라면 매주 무료로 발간되는 교민신문에 광고를 싣는 것이 가장 전달력이 높았었다.   그 당시만 해도 읽을거리에 목마른 교민들은 한인마트나 교회 같은 곳에서 교민신문을 픽업하는 것이 일과였던 시절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지인들을 오랜만에 만나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어느 .. 더보기
생맥주와 오징어튀김 캐나다에서 20년이 넘게 몇 군데의 식당을 운영해 오면서 가게 위치도 바뀌고 종업원들도 바뀌고 메뉴도 수없이 바뀌어 왔지만 한 가지 바뀌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생맥주의 종류일 것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밥집이고 술을 메인으로 취급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언제나 한 종류의 생맥주 만을 공급해 왔다.   물론 병맥주와 와인 등은 국내산 수입산을 골고루 판매하고 있지만 생맥주의 경우 단 한대의 디스펜서에 설치하고 있어 유행이나 특징과 관계없이 나의 취향의 한 종류의 맥주를 지금까지 고집하고 있다.    손님들 중에는 자기 취향의 맥주가 아니라며 불평하는 분들도 계시고, 다른 주류업체에서도 신제품을 가지고 영업사원들이 찾아오기도 하지만  나는 마치 내가 좋아서 내가 마시는데 왜 난리인가 하는 기분이 들.. 더보기
망가지고 고치고 또 망가지고… 이게 벌써 몇 번째인가… 어제는 순식간에 주방이 물바다가 되었다.   하수관 어딘가가 막혀 역류되면서 터져 나온 물이 순식간에 바닥으로 흘러나왔다.   항상 그렇지만 그런 사고는 하필이면 식당이 가장 바쁘게 돌아갈 때 터지고 만다.   급한 대로 카턴박스를 펼쳐 바닥을 덮고 대걸레로 하수관 근처를 막으면서 바쁜 런치시간에 밀려드는 주문을 쳐내야 했다.   식당을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싱크대에서 흘러나가는 물은 일단 ‘그리스 트랩', 즉 기름과 찌꺼기를 하수구를 통해서 못 내려가게 하는 장치에서 걸러진다.   하수구 배관 자체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지만 대부분 물이 새어 나오는 원인은 그리스 트랩이 막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 달에 한번 이상 그리스 트랩을 청소해 주지 않으면 언제든 다시 문제가.. 더보기
보통으로 완벽한 맛 ‘죽기 전에 가봐야 하는 레스토랑 10선' 같은 곳을 일부러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과연 그 맛을 즐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정말 죽을 때가 얼마 안 남은 사람이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찾을 수도 있을 것이고, 혹은 피라미드이나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사진 찍듯 ‘나도 거기 가 봤다'식의 인증샷을 건지려는 사람들로 예약이 붐빈다.   식당의 벽면은 셀러브리티들의 사진과 서명으로 장식되어 있고, 흔히 말하는 스타셰프가 주방뒤에서 흘금흘금 보이고, 미셸린의 별이 모든 것을 대변하는 그런 가게는 식당을 하는 사람으로서 부러움의 대상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나는 우리 가게가 일주일이나 한 달에 한번 정도 찾게 되는 가게이기를 바란다.   아니 한 달에 한 번이 아니라 일 년.. 더보기
캐나다에서 식당으로 성공하기위한 3가지 전략 소위 소비자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수많은 업종 중에서 아마도 외식업은 그 어떤 서비스 업종 중에서도 가장 원초적 이면서도 가장 디테일한 구석을 가진 복잡한 사업이다.   음식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무엇보다도 우선시 되는 것과 동시에 살아가면서 빠트릴 수 없는 쾌락을 제공한다.   어떤 물건이 소비자에게 전달되어 사용 후 만족도가 평가되는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진다.   입속에 들어간 음식이 맛있어야 하는 것은 기본이고 먹는 내내 편안한 분위기가 연출되어야 하며 접시를 비우고 나서는 기분 좋은 포만감이 생겨나야 하고 돈을 지불하고 식당을 나서며 다시 찾고 싶은 욕구가 일어야 한다.   단순하다고 생각하면 끝없이 심플하지만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제공되는 서비스인 만큼 집들이하듯 지인들을 초대하는 행위.. 더보기
단골 손님 캐나다에서 식당을 하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하고 영업의 가장 큰 핵심은 음식의 맛도 아니고 종업원의 관리도 아니다.   그것은 단골손님의 확보와 유지라고 나는 확신한다.   어쩌면 이것이 한국에서의 외식사업과 캐나다에서의 그것이 확연하게 다른 이유로 이어진다.   잘은 모르지만 한국의 경우, 수많은 식당들이 새롭게 만들어지고 어렵지 않게 사라진다.   사람들은 SNS를 통해서, 혹은 입소문에 따라서 멋진 인테리어와 새로운 메뉴를 겸비하고 개업하는 식당들의 정보를 알게 된다.   기회가 생겨 친구들이나 회사동료, 혹은 가족 단위로 새로 생긴 가게를 가게 되고 식사를 하는 그 짧은 시간 동안 나름대로 그 식당의 장단점을 캐내고 분석하고 판단한다.   각자의 평가 기준에 어느 정도 부합된다면 그 이후 지인들과 만..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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