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d Recipe

스페인식 오믈렛 토르티야 (Tortilla)

안녕하세요, 캐나다 산골 도시 작고 오래된 가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오버이지입니다.

 

저는 스페인은 물론이고 유럽의 어느 나라도 아직 가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아주 옛날 미국에 잠깐 머물 때 우연히 어느 포트락 파티에서 만나게 된 스페인계 일본인 (아빠가 스페인 사람이고 엄마가 일본인)이 가져온 음식 하나가 잊히지가 않아요.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것이, 그날 그 모임이 누구 주최로 이루어진 파티였는지... 어떤 친구들이 모였는지... 심지어 내가 뭘 만들어 갔는지 조차도 기억이 가물가물 한가운데... 그날 그녀가 가져온 그 스페인 요리만은 선명하게 기억이 나니까요.   물론 시간이 지나고 우연한 기회에 그 요리를 다시 접하게 되면서 내 머릿속에 색인된 그날 그 요리의 기억이 되살아 나게 되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omlet1

 

흔히 토르티야라고 하면 멕시코나 그 주변의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의 요리인 타코스나 브리토를 먹을 때 쓰이는 옥수수로 만든 얇게 구운 빵을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예요.   하지만 스페인에서 토르티야는 오믈렛을 말한다고 하네요.   16세기 스페인이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두면서 그곳 원주민들의 전통요리인 얇게 구운 빵을 보고 자기들 나라의 오믈렛과 생김새가 닮았다며 토르티야라고 부르기 시작했다는데... 저도 정확한 역사는 잘 모르겠어요.    어쨌든 그 옛날 내가 먹어본 스페인의 오믈렛은 흔히 호텔 아침 뷔페에 등장하는 햄과 치즈를 넣은 오믈렛이나 집에서 만들어 먹는 계란말이와는 달리 토르티야는 프라이팬의 모양대로 마치 파이나 케이크처럼 만들어지는 스페인의 정통 요리임에 틀림없습니다.

 

기본적인 토르티야는 충분한 양의 올리브 오일로 얇게 썬 감자를 볶다가 달걀을 넣어 오믈렛을 만드는 아주 단순한 요리예요.   취향에 따라 양파나 마늘, 피망이나 시금치를 넣고 취향에 따라 변형시킬 수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본은 감자와 달걀입니다.   어느 설문조사에서 '스페인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1위' '엄마가 만들어 주는 추억의 음식 1위'에 당당히 토르티야가 올랐다고 하니 스페인 사람들에게 토르티야는 우리의 된장찌개나 김치 같은 빼놓을 수 없는 국민음식임에 틀림없어 보입니다.

 

지난번에 지인분들이 보내주신 감자로 만드는 감자 샐러드에 이어 감자요리 2탄... 오늘은 스페인의 감자 오믈렛, 토르티야를 정통 방식이 아닌 약간 변형된 방법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스페인의 오리지널 토르티야는 충분한 올리브 오일에 얇게 썬 감자를 오랜 시간 볶아내는 것이 포인트 입니다만... 약간 힘들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관계로 오늘은 아주 간단하게, 하지만 맛있게 만드는 시간 가져보도록 할게요.

 

<재료>

달걀 3~4개

감자 중간 크기 3개

양파 1/4쪽

간 마늘 1스푼

올리브 오일

소금 후추 약간

치즈 가루 약간 (없어도 됩니다)

 

<만들기> 

 

omlet2

1. 잘 씻어 준비한 감자는 껍질째로 비닐랩에 싸서 전자레인지에 5~6분 가열해 줍니다.

2. 감자가 뜨거운 상태에서 껍질을 벗겨주세요.   (껍질은 나무주걱으로 살짝 눌러서 벗기면 잘 벗겨집니다)

 

omlet3

3. 감자는 주걱으로 한입 크기 정도씩 적당히 토막을 내주세요.

4. 프라이팬에 올리브 오일 2큰술을 붓고 중불로 달구어 줍니다.

5. 다진 양파와 마늘을 넣고 볶아줍니다.

6. 어느 정도 볶아진 양파와 마늘 위로 조금 전 준비해둔 감자를 넣어 재료가 섞이도록 하여 감자가 구워진 색깔로 변할 때까지 볶아줍니다.

 

omlet4

7. 소금 후추로 양념

8. 용기에 담은 달걀을 잘 풀어줍니다.   (젓가락도 좋지만 포크로 풀면.. 뭔가 스페인 요리 만드는 기분 ㅎㅎㅎ)

9. 계란에도 약간의 소금 양념

10. 치즈가루가 있으면 한 스푼만 넣어주세요.

 

omlet5

11. 프라이팬에 구워진 감자를 풀어놓은 달걀 용기에 그대로 넣어 살짝만 저어줍니다.

12. 프라이팬에 다시 올리브 오일 2큰술을 붓고 달걀과 감자를 부어줍니다.

 

omlet6

13. 프라이팬 안쪽보다 바깥쪽이 열전달이 잘되므로 주걱으로 바깥에서 안쪽으로 골고루 저어가며 어느 정도 계란이 익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omlet7

14. 프라이팬과 비슷한 크기의 접시를 준비해서 뒤집은 후 뒷면을 익히고 이 과정을 몇 번 반복하여 완전히 익히면 완성

 

오랜만에 토르티야를 만들어 먹을 생각으로 가게가 끝나자마자 돌아와 후다닥 만들려는 바람에 모양이 그다지 마음에 안 들었지만 오랜만에 아내와 와인 한잔 할 수 있는 안주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요리였습니다.   사실 이름이 오믈렛일 뿐 감자의 비중이 더 큰 음식이라서 아침식사도 좋지만 맥주나 와인 안주로도 그만이에요.   소스는 무엇이든 여러분이 원하시는 대로 곁들이시면 좋은데... 당연히 감자 요리인 관계로 케첩을 빼놓을 수 없겠고요... 타바스코나 마요네즈 혹은 사우어 크림이나 살사 같은 것도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립니다.

 

오늘은 스페인의 가정 음식... 엄마가 만들어 주는 행복한 음식인 토르티야를 만들어 봤습니다.   오늘도 맛있는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