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캐나다 산골 도시 작고 오래된 가게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는 오버이지입니다.
오늘은 이곳에서 오랫동안알고 지내는지인께서 직접 재배한 감자와 호박을 보내주셨어요. 매년 이맘때면 이렇게 깜짝 놀랄만한 양의 야채를 선물로 주셔서 보는것 만으로 이미 건강해지는 느낌이 드는데요. 깊어가는 가을날… 집에서 간단하게 와인 한잔 하면서 먹을만한 간단한 안주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오늘 받은 감자로 간단하게 만들수 있는… 심지어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요리가 생각났어요. 이왕 감자를 선물 받았으니 감자가 주인공인, 감자 없이는 만들 수 없는 그런 요리이어야 하겠죠.
오늘의 요리는 감자 샐러드입니다. 사실, 요리라고 하기엔 너무 시시한... 뭔가 2% 부족한 듯한... 반찬으로도 그 존재감이 희미한 요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특별한 추억이 있는 요리입니다. 아주 옛날 얘기이지만 일본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 저는 회사와 집 이외에는 갈 곳도 만날 사람도 그리고 금전적인 여유도 없이 외로운 나날을 보내던 그저 불쌍한(?) 외국인이었습니다. 그나마 회사 바로 근처에 런치 스페셜을 맛있게 하는 조그마한 경양식집에 자주 드나들던 인연으로 알게 된 주인아저씨와 나름 친하게 지냈던 기억이 납니다. 오피스가 들어선 지역이라서 런치 시간에는 정신없이 바쁘다가도 저녁시간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썰렁해지는 곳이었고 그 아저씨의 가게 역시 언제나 텅 비어있었고요. 어느 날 우연히 용기를 내어 그 가게에 저녁시간에 찾아갔을 때, 아니나 다를까 카운터 뒤쪽에서 분주히 다음날 음식을 준비하는 아저씨 이외에는 식당은 텅 비어있었어요. 아저씨는 기다렸다는 듯이 내게 카운터 자리를 마련해 주고 맥주를 주문하자 조그마한 그릇에 감자 샐러드를 내주셨어요. 사실 감자 샐러드는 저녁 술 손님들이 찾아오면 안주 메뉴를 고르는 동안 서비스로 나오는 아이템이었죠. 사실 혼자서 카운터에 앉아 뭔가 그럴싸 한 안주를 시키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했던 저를 이해하셨는지 맥주를 한병 더 주문하자 감자 샐러드를 듬뿍 추가해 주셨어요. 그리고 그날은 맥주 값만 치르고 환상의 감자 샐러드와 함께 저녁이 해결된 날이 되었지요. 그날의 그 감자 샐러드는 아직도 그 맛이 기억나는 최고의 한 접시였습니다.
사실 감자 샐러드는 집집마다 사람마다 그날의 기분에 따라 들어가는 재료나 양념이 각양각색입니다. 오늘은 냉장고에 언제나 들어있는 간단한 재료로 간단하면서도 정성을 기울이는 나만의 감자 샐러드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재료>
감자 중간 크기 2개
오이 반쪽
양파 반개
베이컨 2줄 (사실 저는 햄을 더 선호 하지만 오늘은 햄이 안 보이는 관계로 베이컨을 썼어요)
계란 노른자 하나
마요네즈 3큰술
마스터드 1큰술
식초, 설탕, 소금, 후추 약간 씩
<만들기>
1. 감자는 껍질을 벗기고 4~5 등분으로 큼직하게 썰어주세요.
2. 냄비에 감자를 넣고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후 설탕 한 스푼과 식초 반 스푼을 넣고 센 불에 끓여 줍니다.
(포인트 1 : 감자를 삶을 때 설탕과 식초를 넣어주면 식감과 감칠맛이 배가 됩니다)
3. 감자가 삶아지는 동안 양파와 오이는 최대한 얇게 썰어서 양파는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빼주시고 오이는 살짝 소금에 절여주세요.
4. 햄이 있으면 적당한 크기로 잘라 준비해주시면 되고 오늘 저는 베이컨을 마늘과 함께 바삭하게 구워 줍니다.
5. 마요네즈 2스푼에 계란 노른자 하나와 식초 반 스푼을 넣고 잘 섞어줍니다.
(포인트 2 : 마요네즈 만으로도 충분하지만 계란과 식초를 추가함으로써 수제 마요네즈의 농후한 느낌을 얻을 수 있어요)
6. 감자가 삶아진 것을 젓가락으로 확인한 후 끓은 물은 버리고 냄비에 다시 담은 감자는 남은 열로 수분을 충분히 날린 후 나무 주걱이나 감자 으깸기로 살짝만 으깨어 주세요.
7. 위에서 준비한 마요네즈를 감자에 섞어 넣습니다. 이때 약간의 매운맛을 원하시는 분들께서는 마스터드를 추가해 주세요.
8. 마지막으로 물기를 제거한 양파와 수분을 꼭 짠 오이를 넣고 살짝만 섞어주세요.
9. 접시에 담고 후추를 뿌리면 특제 감자 샐러드의 완성입니다.
사실 저는 맥주나 와인 하면 떠오르는 안주가 바로 이 감자 샐러드입니다. 물론 그 옛날 일본에서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겠죠. 바삭바삭한 치킨이나 얼큰한 국물도 좋지만, 가끔은 뭔가 부드러우면서도 영양도 풍부하고 속 도 편안해지는 감자 샐러드를 적극 추천해 드리면서, 오늘도 맛있는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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